한 달 정도 되었나. 밥을 안 먹고 면류로 식사를 떼우다보니 살이 더 찌는 것 같아서 밀가루를 끊고 밥을 주식으로 하기로 했다. 반찬은 뭐가 좋나? 일단 카레를 만들어야겠다. 역시 카레엔 네모로 반듯하게 자른 고기들이 들어가야하지 않나 싶어서 제일 싼 소고기를 사서 넣었다. 여기 시골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카레는 일본의 고체 갈색 카레인데 이거 한국 노란 카레보다 맛있는 것 같기도 하고. 뭐 백세카레도 괜찮지만 이젠 그 맛이 기억 나지도 않는다. 오랜만에 먹는, 처음 만들어본 카레는 참 맛있고 간단해서 좋았다.
그리고 그 다음은 오므라이스. 인터넷은 참 편해. 구글은 느려도 잘 쓸 수 있어서 좋아. 레시피를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 여러가지 조리법 중 가장 간단한 법을 찾아서 만들었다. 여기도 카레 만들고 남은 고기조각을 넣었다. 계란 지단 만들기는 재미있더군. 처음 만들어본 오므라이스도 정말 맛있는 것이 내가 몰랐던 요리사의 재능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이게 다 검색의 힘이지. 엄마한테 국제전화로 물어봐도 되겠지만 가구 하나 없는 우리 집에서는 말하면 목소리가 울려. 그게 얼마나 없어보이는데.
그런데 문제. 난 원래 채식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고기를 잘 안 먹어서 생각날 때만 스테이크를 굽는 식인데 그게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다. 그 이상은 먹을 생각 안한다. 근데 카레에도 넣고 오므라이스에도 넣고 장조림도 만들어두고 단시간에 많이 먹어뒀더니 이젠 고기가 지긋지긋해! 짜증나! 보기 싫어! 고기는 한 달에 한 번이 딱인 듯. 이번에도 카레를 만들었는데 야채만 넣었다. 카레는 고기가 없어도 상관 없군.
고기 끊고 한 달 지났는데 아직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러다 영원히 생각 안나면 안 먹고 사는 거지. 뭐든 적당해야 좋은데 요리한다고 무리했어. 조리법에 나온대로 고기 다 넣고 재료 빵빵하게 만들면 살이 빠질 것 같지도 않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