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m of the Possible

아무도 죽지 않는 왕국

작년부터 서른살을 맞아 삼십대의 외모를 갖춰볼까 해서 어려보이는 것 같았던 앞머리를 기르기로 했다. 열심히 길러서 드디어 앞머리를 씹어먹을 수 있을 정도까지 길러봤는데 나이가 들어보이는 게 맞는 건지. 머리카락이 꽤 무거워졌다. 그런데 겨울에 단열 개념이 없는 호주 주택에 살자니 머리 감고 말리는 시간이 길고 춥네.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앞머리를 잘랐다. 확실히 길었던 앞머리가 나이 들어 보이는 게 맞았다. 매우 어려보이기 시작했다. 덤으로 이마를 덮는 앞머리는 보온효과도 좋아서 꽤 만족. 

좋았는데 앞머리가 너무 빨리 자라더라. 다시 자르기 너무 귀찮아서 이번엔 아예 짧게 잘라서 다시 자를 시간을 늦게 오게 하자 싶어서 눈썹 위 2cm로 확 쳤다. 이마는 생각보다 넓지가 않아서 눈썹 위 2cm면 머리카락의 길이는 3cm 정도 된다. 뭐 나쁘지 않은데 뭔가 느낌이 상당히 소년 같은… 머리카락은 금방 자란다. 앞으로는 눈썹을 가리는 정도의 앞머리 길이를 유지해야겠다.

앞머리 귀찮아서 하늘로 다 세우고 거울을 보니 재미있다. 웹캠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그 사진 그대로 올리긴 좀 그렇고 손톱 같은 미리보기를 올려야지. 나의 소녀다움이 사진에는 찍히지 않아서 안타깝다. 저 머리 해갖고는 누구도 소녀로 보이진 않겠지만.

1 year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