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인형의 운명

질문과 답 | 2008/12/07 14:00 | 담아내기

남자친구분께서 몇년 전에 일본에 여행갔다가 오락실에서 뽑아 온 5만엔 짜리 거대한 키티 인형이 있다. 지금도 자랑스럽게 그 칙칙한 남자 방에 장식이 되어있다는데... 나에게 말씀하시길 "줄까?" 이러신다. 인터넷에 보면 여자가 싫어하는 선물 중에 꼭 그 사람만한 큰 인형이 목록에 들어있던데 나도 그리 달갑지 않더라. 난 전에 그런 인형이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지.

동생 친구가 그 엄청 크고 무거운 인형을 남자친구에게 선물로 받았고 집이 멀어서 우리 집에 맡겼다. 그 인형이 처음엔 침대 맡에 있다가 집이 좁아져서 마당을 바라보는 처마 밑으로 옮겨졌다. 동생 친구는 그 인형을 완전 잊어버렸고 인형은 주인을 기다리는 듯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이상기온현상이 가을을 여름으로 만들 때도 처마 밑에서 슬픈 눈빛으로 세월에 찌들어 갔다. 그러다 우리 집이 이사가면서 버려졌다. 그 무거운 걸 갖고 갈 이유가 없지. 게다가 빨 수도 없잖아. 그리고 난 집 좁아지는 아이템은 질색이야. 집은 내가 움직일 공간이 많아야 해!!

그리하여 나는 미칠 듯이 큰 인형은 선물하거나 받으면 안되겠다는 교훈을 얻었고 남자친구가 비싸고 아름다운 거대 키티를 준다고 해도 웃으면서 거절할 수 있었다.

  1. 아이구 2008/12/07 15:32 답글수정삭제

    사람만한 인형이라....

  2. 띠용 2008/12/07 22:34 답글수정삭제

    와 감당하기 힘드셨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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