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네 모야

일기 | 2008/07/28 13:14 | 담아내기
일요일인 어제 대한민국 국가대표와 코트디부아르의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있었다. 그래서 뭣도 모르고 스탭으로 기웃기웃 거려보았는데... 정신 없는 하루였다.

1. 코트디부아르 응원단
재미 없게 경기장 밖에서 표 확인하고 소지품 검색하는 작업을 해야했다. 마침 그쪽 문이 단체 입장용 게이트. 동네 축구부, 전경, 해병대, 수원시청 공무원 등등 떼지어 들어온다. 그리고 관광 온 분위기의 코트디부아르 사람들도 온다. 
처음엔 그냥 좀 시끄럽게 아프리카 억양으로 프랑스어 하는 사람들인 것 같았는데 말도 엄청 많고 어설프게 아는 한국어로 말 걸고 잘도 놀더라. 토속 악기도 두드리며 춤추는데 거기까지는 좋았다. 사물놀이보단 조용하더라. 근데 한명씩 내 앞을 지나갈 때 정신을 잃을 뻔 했다. 그리고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들은 아프리카에서 온 생체병기들인가?! 암내가 장난이 아니었다. 이제껏 느껴본 적 없는 농도의 오염수준이었다. 그래도 코트디부아르는 좀 좋은 나라인 듯. 가보고싶구나.

2. 지하철을 탔다. 
밤 10시까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있었던 나는 완전 지쳐서 집으로 돌아오려고 지하철을 탔다. 옆에 고등학생 여자 둘이 앉아 있었는데 빠삐놈 동영상을 외부 스피커로 감상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이다.
"빠빠라빠빠라빠 삐삐리빠삐코"
중독성이 강한 건 나도 알지만 대중교통에선 참아주세요.

3. 버스안에서
밤 10시까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있었던 나는 완전 지쳐서 집으로 돌아오려고 버스를 탔다. 다리가 피로로 쩔어서 어떻게든지 앉아야겠다 싶었던 나는 출구에서 가까운 어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옆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이럴 수가! 아까 코트디부아르의 암내를 차마 잊기도 전에 옆에서 폴폴 풍기고 있다. 에어콘 때문인지 원래 약했던 건지 기절할 정도로 확산되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건 그렇고 이 놈 좀 이상했다. 하얀 이어폰을 귀에 끼고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동시에 문자질을 하는데 답장이 올 때마다 '난 사랑에 빠졌어요'라고 써있는 미소를 계속 짓는 것이다. 게다가 어찌나 기분이 좋으신지 핸드폰을 마이크처럼 잡고 노래를 불러!!!! 지금 버스타고 집에 가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듯이 무대에 선 가수 같은 표정으로 노래해!! 이런 사람 처음 봤다. 

4. 집으로
버스에서 내려서 이상한 놈 옆자리를 탈출해서 좋았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동네 구멍가게에 불이 켜진 것을 보았다. 편의점도 아닌데 새벽 1시에 문을 열다니. 뭐라도 사갈까 안을 들여다보니 주인 아줌마가 2kg 짜리 아령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운동 준비 자세를 잡고 계심. 차마 방해할 수가 없어서 그냥 집으로 왔다. 그 아줌마가 왜 한밤에 가게 문 열고 운동을 하는 건지 난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운동을 하는 자체는 본받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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