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도 남동생에게 같은 심부름을 시킨 모양이었다. 그런데 동생이 둥지냉면을 사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어머니가 농심 불매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계셨기 때문. 동생은 왜 사오라는 둥지냉면은 사오지 않았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대답했다.
"사려고 보니까 농심꺼라서... 엄마한테 욕먹잖아. 욕먹을 거 뭐하러 사와?"
예전에도 아버지가 과자를 잔뜩 사오면 어머니가 그 중에 농심 제품을 골라서 다른 과자로 바꿔오라는 주문을 하셨다. 한 3번인가 혼나시더니 아버지도 농심을 피하기 시작하셨다. 동생도 분명 엄마가 농심 둥지냉면을 사오면 교환해오라고 할까봐 상상만 해도 귀찮은 나머지 아예 사오지 않았겠지.
그런 사연이 있는 농심인데도 불구하고 '이번엔 꼭 먹고 말테다'하는 자세로 원하시는 걸 보니 둥지냉면은 굉장히 맛있는게 분명해 보인다. 아니면 못 먹게 하니까 더 먹고 싶어하시는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아버지가 둥지냉면을 맛있게 드셨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농심 라면을 개봉했다는 흔적은 잘 없애셨다. 그 맛이 궁금해던 나도 먹어봤다. 물론 아버지 따라서 농심 둥지냉면이 있었다는 증거를 부엌에서 제거했다. 이런 일도 있다고 하니 딱히 농심 둥지라면을 샀다고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을 지도 모르지만.
비빔 냉면은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리니 맛있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