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 하고 2주 전에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왔는데 엊그제 그 집에 쌓인 내 우편물을 가져가라고 전화가 왔다. 출퇴근을 안하다보니 일부러 집 밖으로 나가기가 힘들더라. 그래서 며칠 지나 오늘 확인하니 우편물이 이상하게 많았다. 호주 투표권자에 해당된다면 회신하고 투표하라는 편지부터 회사에서 온 급여명세서랑 보험회사에서 온 재활훈련 계획표도 있고 내가 전에 쓴 병원비와 차비를 지급하는 수표도 있었다. 여기까지는 참 기분 좋지. 근데 급여명세서를 자세히 보니 이건 뭔가 이상하다. 세금이 장난 아님. 수입의 1/3이 세금으로 공제되었다? 몇 주에 걸쳐 나눠 받을 걸 한 번에 받으니 완전 고소득자로 분류되어 세금 폭탄을 맞은 것 같다. 정말 정말 슬프다. 나의 마음이 가난해졌다. 그래도 이건 잔인하게 많이 낸 거니까 내년 세금 환급때 다 돌려 받을 수 있다. 무이자로 돈 꿔준 셈 치지.
그런데 경찰서에서 온 편지도 있었다. 이건 좀 무서운데 흠.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그것은 한국말로 딱지였다. 액수가 장난 아님. 2주 동안 먹고 싶은 음식 다 사먹고 편히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벌금으로 내야한다. 미치겠다. 머리에 든 게 싹 날아가는 기분이다. 그래, 내가 잘못한 게 뭐니? 경찰이 손으로 쓴 글씨인데 매우 악필이다. 해독해보니 나의 죄목은 '운전 부주의'!!!! 미치겠다. 호주에서는 뭘 해도 경찰 만나면 딱지구나. 딱히 어긴 법이 없어도 저런 명목으로 범칙금을 부과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 다시는 경찰이랑 얽히는 일이 없어야겠다. 내가 팔만 안 부러졌어도 저런 벌금은 안 물었을 텐데. 팔부러지고 일 못하고 세금 폭탄 맞은 것도 슬픈데 앞으로 운전 조심하라는 의미의 딱지를 주시다니... 정말 조심해야겠다. 불법주차, 과속 이런 것들도 벌금 장난 아니던데 교통법규를 잘 지키며 살아야겠다. 이제 저 딱지가 잊혀질 때까지 쌀만 퍼먹고 살아야지. 마음이 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