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러 가는 길

일기 | 2009/07/08 20:18 | 담아내기

퇴근하는 길에 할인점에 들렀다 왔다. 기차역에서 내려서 할인점에 도착하니 12분이 지나있었고 할인점에서 나와 집에 도착하는데는 15분이 걸린다. 아, 멀어. 걷기 귀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예전 집들이 어땠는지 기억해보니...

첫번째 집.

처음 호주에 도착하니 회사에서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 중간에 있는 Beenleigh라는 동네에 나를 떨궈줬다. 평화롭고 조용하고 아름다운 동네였다. 집은 언덕에 위치해서 발코니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동네 전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저녁에 노을이 물들면 그림 같이 아름다운, 계속 살고 싶은 집이었다. 하지만 마트에 장을 보러 간다면 어떨까? 걸어서 15분 걸리는 기차역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신발에 깎여진 잔디를 묻히며 간다. 30분에 한대 오는 기차를 기다린다. 2정거장을 지나 내리면 바로 마트가 있다. 마트 갔다 오려면 날 잡아야한다. 1주일에 한 번 가기도 귀찮았다. 장 보는 시간 빼고도 최소 1시간 잡아야했음.

두번째 집.

취직하고 회사에서 여기 살고 있으면 새로 집을 구해준대서 2주인가 3주 동안 살았던 집이다. 같은 Beenleigh 지역이었는데 여긴 전에 살던 집보다 더했다. 기차역은 없고 대신 버스 종점이었는데 그 버스는 저녁 5시 30분이 막차. 여기 살면서 제대로 장을 본 적이 없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5시여서... 할인점 대신 편의점급 깡패 가격표가 달린 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거기 걸어가는데 20분 걸렸던 듯. 하지만 동네는 아름답고 평화로웠음.

세번째 집.

드디어 골드코스트 지역을 벗어나 브리즈번쪽으로 들어왔다. 새집이고 집 구조도 좋고 여러모로 집 자체만 보면 전에 살던 곳보다 나은 것 같았는데 완전 속음. 거대 트럭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4차선이 바로 집 옆에 있고 머리 위에는 비행기가 날아다님. 기차역까지는 15분인데 가는 길이 오르막 내리막 장난 아님. 굉장한 난이도의 언덕들이었음. 그리고 회사까지 걸어가라고 그 곳에 집을 구해줬나본데 걸어서 출근하는데 25분. 그런데 인도가 아니라 잔디밭을 밟고 걸어가야해서 신발이 엉망진창된다. 게다가 마트까지 가는데 걸어서 25분! 한 번 가려면 1시간 걷기 운동 한다고 생각해야함. 한 번은 10kg 정도 지른 적이 있었는데 등에 짊어지고 손에 들고 걸어오려니 거의 죽는 줄 알았다.

네번째, 지금 집.

걸어서 Woolworth 10분, Coles 15분. 헐, 비교가 안되잖아! 게다가 평지. 전에 살던 집들은 너무 멀어서 아이스크림을 지를 수가 없었는데 이 집은 가능할 듯? 하지만 겨울.

결론

1. 호주에서 차가 없으니 서럽다.

2. 난 그 이전에 운전면허도 없다.

태그 : 걷기,장보기
  1. 띠용 2009/07/09 01:26 답글수정삭제

    에공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외국은 운전면허가 필수라더니 정말인가보네요.ㅠㅠ

  2. hardboil 2009/07/09 19:16 답글수정삭제

    야밤에 머 좀 먹고 싶으면...

    고역이겠군요..

    • 은별 2009/07/10 17:30 수정삭제

      그건 진짜 힘든 게 거의 모든 가게가 저녁 6시나 7시면 닫아버려요.
      전에 7시에 맥주가 마시고 싶다고 술 사러 갔었는데
      그날 문 닫는 시간 6시 30분 ㅋㅋ
      세상에 주류 상점이 그 시간에 닫다니!

    • hardboil 2009/07/11 01:50 수정삭제

      그런거 보면 울나라처럼 원하는때 무언가를 쉽게 구할수 있는게 외지에 나갔을때는 참 그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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