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사람 중 한 명이 안 나와서 내가 그 일을 대신 하고 있었다. 굵은 펜이 필요한데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서 공구 상자를 계속 뒤지다가 손가락을 다치고 말았다. 열심히 뒤지다가 잘 갈린 칼에 손이 베었어!! 아프고 손가락에서 피가 멈추지 않아. 피는 닦지 않고 그냥 놔두면 멈추길래 가만 놔뒀지만 콸콸 흐른다. 나의 하얀 옷에 빨간 피가 튀어버렸어.
여기까지 엄살. 사실 왼손 4번째 손가락이 0.5cm 정도 베었는데 상처가 생각보다 깊어서 피가 안 멈추는 거였다. 휴지로 좀 눌러주다 말면 멈출 것 같았다. 그래서 별로 아프지는 않지만 장난치려고 같이 일하는 나랑 1살 차이나는 중국인 아줌마에게 꺄악 이거 어떡하냐고 엄살을 떨었더니 흐르는 피를 보고 바로 달려오더라. 그리고 피를 닦고 상처를 보더니 '애걔-_-'하는 표정을 지으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난 하던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 아줌마가 매니저 할아버지를 데려왔다. 이 할아버지가 상처를 보더니 "That's OK" 윗층에 밴드가 있다고 하길래 가서 가져오는 줄 알았더니 나보고 따라오래. 나는 하던 일을 계속 해야한단 말야!! 내가 원래 자폐증 마냥 눈 앞에 할 일이 있으면 다른 게 눈에 안 들어오는 편이라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따라오란다. 까라면 까야지. 3층을 올라가니 처음 가보는 양호실. 의무담당 직원도 손을 보더니 "It's OK" 밴드로 피를 막고 의료용 테이프로 고정하라는 친절한 지시. 우리 매니저 할아버지가 꼼지락꼼지락 다 해주셨다. 5분 걸림. 오래 정성들여서 그런지 예쁘게 잘 된 듯?^^
호주는 왠지 반창고가 다 파란색이라 눈에 잘도 띈다. 다들 손에 무슨 일 생겼냐고 물어. 난 그저 호들갑을 떨었을 뿐, 별 일은 없지. 그런데 집에 와서 반창고를 뜯어보니 이거 가끔 따끔한 게 한동안 손에 물 묻힐 때마다 성가실 듯. 빨리 나아야할 텐데...
















